오흥덕(역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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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에 언제 오셨나요? 그 당시의 은평은 어땠나요?

 

저는 역촌동 살고 있는 오흥덕입니다. 아이가 유치원 때 은평구 증산동으로 왔으니까 34년 됐네요. 그때 역촌동, 증산동에는 단독주택이 많았고 연립주택, 빌라가 더러 있었을 뿐이었고 이웃과 가깝게 지냈어요. 하지만 요즘은 아파트가 많아지고 아이들도 성장해서 이웃들과 어울리기가 좀 힘들어졌어요. 강남 쪽에 살다 여기로 이사하니 전원생활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니까 시골 같은 그런 정다움이 있었어요. 큰 빌딩과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이제 그런 느낌은 사라졌어요.

 

이웃과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같은 또래의 학부모들을 만나서 같이 밥 먹고 사는 얘기도 하고 집안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친구가 됐죠. 지금까지도 모임을 할 정도로 그렇게 터놓고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웃집 한 다섯 여섯 명이 모여서 육아 분업을 했어요. 지금 말하는 공동육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 명은 공부를 가르쳐주고, 한 명은 미술을 가르쳐주고, 한 명은 보육을 해주면서 그렇게 지냈어요. 마치 시골에서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그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만날 기회가 많아졌죠. 학교에서 학부모 활동도 하면서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게 됐죠.

증산동이나 역촌동 이쪽에는 체육시설이 없었어요. 이제는 수영장을 겸비한 체육관도 생겼고 봉산은 예전엔 그냥 야산이었는데 둘레길로 조성되면서 데크도 설치되고 좀 더 친숙한 공원이 되었죠. 예전에는 애들 데리고 올라가서 돗자리 깔고 밥도 해 먹었어요. 그때는 불을 피우면 안된다거나 하는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애들을 쫙 모아 놓고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곤 했죠. 지금은 그렇게 못하지만. 볼 것도 많아지고 산책하기 좋은 산이 됐죠. 요새는 데크 길이 되고 나서 쉼터 의자는 많은데 그렇게 둘러앉아 얘기할 수 있는 곳은 군데군데 조성해 놓은 정자들이 뿐이죠. 애들하고 엄마들하고 산에 가서 모여 앉아 편하게 먹고 얘기를 나누고, 애들은 뛰어놀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휴일이면 “우리 거기 올라갈래? ” 누군가 이렇게 말하지요. 여름철에는 휴가나 피서와 다름없었죠.

 

불광천은 지금과 같았나요?

 

그전에는 불광천 변으로 산책을 한다거나 하진 않았어요. 불광천 변은 잡초가 무성한 야지 같아서 접근하기 어려웠어요. 지금은 산책한다거나 한강까지 이어져서 걷기도 하고 행사도 많이 하잖아요. 둘레길이나 불광천 정비로 인해서 역촌동 주민이 문화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죠. 우리 애가 초등학교 고학년쯤 됐을 때는 약간의 자전거 정도 탈 수 있는 그런 길은 만들어졌는데 지금처럼 어떤 행사를 한다거나 운동기구가 있다거나 그런 게 전혀 없었죠. 지금은 불광천이 벚꽃축제, 누리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문화의 장이 됐죠.